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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 음성전달지수란? 회의실부터 강당까지 명료도를 수치로 읽는 법

“소리는 잘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회의실이나 강당에서 자주 들리는 불만입니다. 소리의 크기와 소리의 명료도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리 스피커 볼륨을 높여도 잔향이 길면 말소리가 뭉칩니다. 반대로 볼륨이 작아도 잔향이 짧고 배경소음이 낮으면 발음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STI 음성전달지수는 공간에서 말소리가 얼마나 명확하게 전달되는지를 0부터 1까지 숫자 하나로 표현하는 국제 지표입니다. 음향 설계 납품 검사, 교실 준공 확인, 비상방송 시스템 성능 평가에 이르기까지 STI는 가장 널리 쓰이는 음성 명료도 기준입니다. 회의실 담당자, 강당 설계자, AV 엔지니어라면 STI가 무엇인지, 자신의 공간이 어느 등급인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 STI의 정의와 계산 원리, IEC 60268-16:2020 등급 기준, 공간별 목표값, 그리고 15초 만에 측정하는 STIPA 실무 방법까지 모두 정리했습니다.


STI 음성전달지수가 ‘음량’이 아닌 ‘명료도’를 측정하는 이유

음성이 잘 들린다는 것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충분한 음압(SPL)과 높은 명료도입니다. STI 음성전달지수는 이 중 명료도만을 측정합니다. IEC 60268-16:2020 표준이 정의하는 STI는 발화된 말이 청취자에게 얼마나 손상 없이 도달하는지를 0.00(완전 불명료)에서 1.00(완전 명료)으로 나타냅니다.

STI는 1971년 네덜란드 TNO 연구소의 Houtgast와 Steeneken이 개발했습니다. 변조전달함수(MTF, Modulation Transfer Function)라는 개념에 기반합니다. 말소리 신호는 빠른 진폭 변화(변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변조가 방의 잔향이나 배경소음에 의해 얼마나 흐려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STI의 핵심 원리입니다. 7개 옥타브 대역(125 Hz에서 8,000 Hz)과 14개 변조 주파수를 조합한 총 98개 측정점에서 신호 왜곡 정도를 계산합니다.

STI가 1980년 ASA(미국음향학회)에 채택된 이후 전 세계 음향 설계의 표준 지표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적용 기준은 2020년에 발행된 IEC 60268-16:2020 Edition 5입니다. 이 버전에서는 남성 테스트 신호 스펙트럼 표준화, STIPA 측정 절차 상세화, 측정 후처리 가이드 강화 등 실무 적용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여성 AV 전문가가 강당 객석 중앙에서 NTi Audio XL2 분석기로 STI 수치를 확인하는 장면

IEC 60268-16:2020 기준 STI 등급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등급STI 범위단어 명료도실용 해석
Bad(매우 불량)0.00 ~ 0.3035% 미만방송·회의 불가
Poor(불량)0.30 ~ 0.4535 ~ 55%이해를 위해 극도 집중 필요
Fair(보통)0.45 ~ 0.6055 ~ 75%일부 손실, 맥락에 의존
Good(양호)0.60 ~ 0.7575 ~ 92%회의실 최소 기준
Excellent(우수)0.75 ~ 1.0092% 초과방송 스튜디오·법정 수준

STI 0.60이 실무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0.60 미만이면 발언의 4분의 1 이상이 손실됩니다. 청중은 놓친 내용을 추측하거나 재질문해야 하고, 집중력이 빨리 소진됩니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이나 강의처럼 정보 밀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STI 0.45 이하의 공간은 그 자체로 소통 장애물입니다.

잔향시간(RT60)이 명료도에 미치는 영향 더 보기


회의실·교실·강당, 목표값이 왜 다른가

공간의 용도가 다르면 허용하는 명료도 기준도 달라집니다. 일상적인 소규모 회의와 수백 명이 앉는 강당, 비상방송 시스템은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합니다.

STI 0부터 1까지 등급 스케일 다이어그램 — Bad, Poor, Fair, Good, Excellent 구간 표시, no human figures, no humans

공간별 STI 목표값 (국제 기준)

공간 유형목표 STI근거 표준
일반 회의실≥ 0.60DIN 18041:2016, WELL v2
교실 / 강의실≥ 0.60ANSI S12.60, DIN 18041
청각장애 학생 교실≥ 0.70ASHA
법정 / 법원≥ 0.65BS 8233:2014
공항·역 PA 시스템≥ 0.50IEC 60268-16
영화관≥ 0.55SMPTE ST 202
비상방송(CIS 기준)CIS ≥ 0.70KS C IEC 60849

한국의 비상방송 기준인 KS C IEC 60849는 STI 대신 CIS(Common Intelligibility Scale) 0.70 이상을 요구합니다. CIS와 STI는 CIS = 1 + log(STI)의 관계입니다. CIS 0.70은 STI 약 0.50에 해당합니다. 대피 방송이 들려도 내용을 이해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비상방송 설계에서 STI는 생명과 직결되는 지표입니다.

회의실과 교실은 같은 0.60 기준이지만 조건이 다릅니다. 교실은 배경소음 35 dB(A) 이하라는 ANSI S12.60 조건이 함께 붙습니다. 회의실에서는 에어컨, HVAC(공조 시스템) 소음이 이 조건을 쉽게 위반합니다. STI 목표값을 달성하려면 RT60뿐만 아니라 배경소음 기준도 동시에 확인해야 합니다.

강당은 공간이 크기 때문에 RT60 허용 범위도 회의실보다 넓습니다. 대형 강당(5,000 m³ 이상)은 RT60이 1.0~1.5초가 되어도 적절히 설계된 스피커 어레이를 사용하면 STI 0.55 이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강당에서 스피커 없이 자연 음향만으로 0.60을 달성하려면 RT60을 0.8초 이하로 제어해야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대형 공간에서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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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 음성전달지수를 가장 크게 낮추는 두 가지 — RT60과 SNR

STI 음성전달지수 수치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두 인자는 잔향시간(RT60)과 신호대잡음비(SNR)입니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하면 공간 음향 문제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RT60이 STI에 미치는 영향

잔향시간이 길어지면 앞 음절의 잔향이 뒤 음절을 덮습니다. 음절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단어 구분이 어려워집니다. SNR 25 dB 이상의 조건에서 RT60과 STI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RT60 = 0.5초 → STI ≈ 0.72 (Good 영역 진입)
  • RT60 = 1.0초 → STI ≈ 0.59 (Fair와 Good 경계)
  • RT60 = 2.0초 → STI ≈ 0.46 (Fair 하단 근접)

RT60이 1.0초를 넘으면 STI 0.60 기준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흡음재 시공으로 RT60을 0.5초 수준으로 낮추면 STI는 자동으로 Good 영역에 진입합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접근 방식은 RT60 단축입니다.

공간의 임계거리(Critical Distance)도 STI에 영향을 미칩니다. 임계거리 r_c = 0.057 × √(V / RT60)으로 계산되며, 이 거리 이내에서는 직접음이 반향음보다 강합니다. 청취자가 임계거리 밖에 있으면 반향음이 지배적이 되어 STI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대형 강당에서 스피커를 분산 배치하는 이유가 바로 모든 청취자를 임계거리 이내에 두기 위해서입니다.

여성 음향 설계사가 대형 컨퍼런스 홀에서 측정 결과를 태블릿으로 분석하는 장면

SNR(신호대잡음비)이 STI에 미치는 영향

배경소음이 높아지면 STI는 빠르게 하락합니다. 구체적인 영향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SNR = 15 dB → STI 0.05~0.10 감소
  • SNR = 10 dB → STI 0.15~0.25 감소
  • SNR = 0 dB → STI 0.35~0.45 감소

SNR이 15 dB 이상이면 배경소음의 영향은 무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어컨, HVAC 소음, 복도 소음이 큰 공간에서는 RT60이 짧아도 STI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흡음재 추가보다 소음원 차단이 우선입니다.

50 ms 기준 반사음의 양면

50 ms 이내에 도달하는 반사음은 직접음을 강화합니다. 하스 효과(Haas Effect)로 음량이 커진 것처럼 인식되면서 STI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50 ms 이후의 반사음은 잔향으로 전환되어 음절 명료도를 낮춥니다. 스피커와 반사면 사이의 거리 차이가 약 17 m(50 ms × 343 m/s)를 초과하면 명료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스피커 배치 설계에서 이 거리를 관리하는 이유입니다.

주파수별로도 영향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의 말소리 명료도는 주로 500 Hz~4,000 Hz 대역에서 결정됩니다. 이 대역의 RT60이 특히 길거나 SNR이 낮으면 STI 하락이 두드러집니다. 측정 시에는 전체 STI 값뿐 아니라 주파수별 TI(Transmission Index) 값도 함께 확인하면 문제 대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15초 만에 측정하는 STIPA — 현장에서 실제로 쓰는 방법

STI를 현장에서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연구 및 설계 검증에 쓰이는 풀 STI와 준공 현장에서 쓰이는 STIPA입니다. 2003년 이전까지 쓰이던 RASTI는 IEC에서 공식 폐기되었습니다.

RT60과 STI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 잔향시간 증가에 따른 음성전달지수 저하 곡선, no human figures, no humans

STI 측정 방법 비교

방법측정점 수소요 시간오차 범위주요 용도
풀 STI98점 (7대역 × 14변조)수 분±0.01설계 검증, 연구
STIPA14점 (대역당 2변조)약 15초±0.03준공 현장 검사
RASTI9점약 20초±0.052003년 IEC 폐기

STIPA(Speech Transmission Index for Public Address)는 IEC 60268-16에서 공인한 간이 측정 방식입니다. ±0.03의 오차는 실무 판단에 충분합니다. STIPA는 PA 시스템 설치 현장에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회의실, 교실, 강당 등 거의 모든 현장 검사에 사용됩니다.

STIPA 현장 측정 절차

  1. 장비 준비: NTi Audio XL2 또는 XL3 분석기, NTi TalkBox(테스트 신호 음원), IEC 61672 Class 1 마이크를 준비합니다. TalkBox는 STIPA 표준 신호를 발생시키는 소형 스피커입니다.
  1. 신호원 배치: TalkBox를 실제 화자 위치(강사 위치, 발표자 위치, PA 스피커 위치 등)에 설치합니다. 높이는 성인 입 높이(약 1.5 m)를 기준으로 합니다.
  1. 마이크 위치 선정: 청취자 귀 높이(약 1.2 m)에 마이크를 설치합니다. 최소 3개 측정 지점(앞쪽·중앙·뒤쪽)을 선택합니다. 가장 불리한 조건인 뒤쪽 구석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1. 측정 및 기록: XL2에서 STIPA 측정 모드를 선택하고 TalkBox 신호를 재생합니다. 약 15초 후 STI 값이 표시됩니다. 각 지점의 값을 기록합니다.
  1. 합격 기준 확인: 모든 측정 지점의 STI 값이 공간 용도별 기준값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회의실은 0.60, 교실은 0.60, 비상방송은 CIS 0.70(STI ≈ 0.50) 이상이어야 합니다. 최솟값이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IEC 60268-16:2020 Edition 5는 이전 버전 대비 측정 후처리 가이드를 상세화했습니다. 2003년 이전 자료에서 자주 등장하는 RASTI는 이미 폐기된 방식입니다. 오래된 보고서에서 RASTI 수치가 등장하면 현행 STI 기준으로 직접 비교해선 안 됩니다. 두 지표는 계산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0.70 RASTI가 STI 0.70과 같지 않습니다.

측정 결과 해석 시 주의사항

STI 측정은 현재 상태를 측정합니다. 가구, 청중, 커튼 유무에 따라 실제 사용 환경의 STI는 빈 공간 측정값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당이나 대형 회의실은 좌석이 비어있을 때와 절반 채웠을 때 RT60이 0.2~0.5초 차이 나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실제 사용 조건(청중 있음, 조명 켜짐, HVAC 가동)에서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STI와 RT60은 어떻게 다른가요?

RT60은 소리가 60 dB 감쇠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잔향의 길이를 나타냅니다. STI 음성전달지수는 그 공간에서 말소리가 얼마나 명확하게 전달되는지를 0~1로 수치화합니다. RT60이 짧을수록 STI는 높아지는 역상관 관계입니다. RT60은 물리적 공간 특성을 설명하는 원인 지표이고, STI는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음성 명료도입니다. RT60을 개선하면 STI는 자동으로 함께 향상됩니다.

회의실 STI 기준이 0.60인데, 측정 없이 확인하는 간이 방법이 있나요?

측정 없이 정확한 STI를 알 수는 없지만 간이 진단은 가능합니다. 빈 회의실에서 박수를 한 번 치고 잔향이 1초 이상 들리면 RT60이 1.0초를 넘을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STI는 0.60 미만일 가능성이 큽니다. 손뼉 소리가 0.5초 이내에 사라지면 일반적으로 회의실 기준을 충족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STIPA 측정기(NTi Audio XL2 등)로만 확인할 수 있으며, 준공 전 검사 단계에서 반드시 측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강당에서 STI를 올리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강당 STI 개선의 우선순위는 STIPA 측정으로 현황 파악 → RT60 단축 → 배경소음 저감 → 스피커 배치 최적화 순입니다. RT60이 높으면 흡음 패널 추가로, SNR이 낮으면 HVAC 소음 차단 또는 스피커 증설로 대응합니다. 단일 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측정 데이터 없이 흡음재부터 시공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대형 강당은 주파수별 TI 분석을 통해 취약 대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STI 측정 의무 규정이 있나요?

현재 한국 NFSC 202(비상방송설비 화재안전기준)는 STI를 직접 명시하지 않고 설치 기준만 규정합니다. 다만 KS C IEC 60849(비상방송 시스템)는 CIS 0.70 이상을 권고하며, 이는 STI 약 0.50에 해당합니다. 대형 공공건축물 준공 시 발주처나 감리사가 자율적으로 STIPA 측정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비상방송이 설치된 공간은 CIS 기준을 포함한 성능 검증이 점차 표준 관행이 되고 있습니다.


STI 음성전달지수 0.60, 이 숫자가 회의실 합격의 기준선이다

STI 음성전달지수는 복잡한 음향 환경을 단 하나의 숫자로 요약합니다. 0.60이 넘으면 회의실로 합격, 0.45 아래면 강의실로 실격입니다. RT60이 짧고 SNR이 높을수록 이 숫자는 올라갑니다. STIPA 측정으로 현장에서 15초 만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목표 STI를 먼저 정하고, 달성에 필요한 RT60과 배경소음 목표를 역산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RT60 0.5초 미만, SNR 25 dB 이상이라는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면 대부분의 회의실에서 STI 0.70 이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준공 후 STIPA 측정으로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현재 실무 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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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표준: IEC 60268-16:2020 (IEC 공식 문서), DIN 18041:2016, ANSI/ASA S12.60, KS C IEC 60849, BS 8233:2014

이성훈

이성훈은 에스와이엠 컨설팅의 대표 컨설턴트입니다. 공연장, 회의실, 강당 등 다양한 공간에서 AV 시스템 설계와 건축음향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며, 2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AV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왔습니다. AV 설계에서 도면과 실제 시공 현장은 언제나 다릅니다. 스피커 배치, 케이블 경로, 음향 조건은 모두 현장에서 직접 판단해야 하는 변수이며, 그 판단을 반복해서 내린 경험이 컨설팅의 실질적인 토대가 됩니다. 음향, 건축음향, 영상, 무대조명, 통합제어 각 분야에서 쌓인 현장 노하우가 에스와이엠 컨설팅의 출발점이자 이 블로그의 배경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현장에서 반복되는 AV 설계 오류, 장비 선택 기준, 측정 데이터와 실제 청감의 차이, 통합제어 시스템의 구성 논리처럼 실무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는 기술 인사이트를 다룹니다. 각 주제는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합니다. 이론보다 현장 중심의 시각을 유지하며, AV 관련 의사결정을 앞둔 실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